디지털 포렌식

디지털 포렌식, 기업 내부정보 유출 증거를 잡다

bettytee 2025. 7. 3. 00:00

현대 기업은 방대한 양의 디지털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업무 효율성을 위해 이메일, 메신저, 클라우드 저장소, ERP 시스템 등이 광범위하게 활용되면서, 그 안에는 기업의 기밀정보, 인사자료, 연구개발 문서 등이 포함되어 있기에 이러한 정보들이 잘못된 내부자의 손에 넘어가면 심각한 유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기업 내부자에 의한 정보유출 사례가 증가하면서, 단순한 보안 대책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는 현실이 드러나고 있다.

이와 같은 배경에서 ‘디지털포렌식’이라는 수사기법이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포렌식은 디지털 기기에 남은 로그, 파일 기록, 통신 내역 등을 분석하여 사건의 전말을 규명하는 기술이다. 이 글에서는 디지털포렌식이 기업 내부정보 유출 수사에서 실제로 어떻게 활용되는지, 구체적인 적용 사례와 절차, 한계점까지 심층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디지털 포렌식으로 본 정보유출 수사

기업 내부정보 유출의 유형과 특성

기업 내부정보 유출 사건은 대부분 내부자의 고의적인 행위에 의해 발생한다. 내부자는 회사의 시스템 접근 권한을 가지고 있어 외부 해커보다도 더 은밀하고 치명적인 유출을 감행할 수 있어 그 유출의 방법은 다양하다. USB 저장장치로 데이터를 옮기거나, 개인 이메일로 자료를 전송하거나, 클라우드 서비스에 업로드하여 외부에서 다운로드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며, 최근에는 협업 도구로 위장하여 사용하는 파일 공유 플랫폼을 통해 보안망을 우회하기도 한다. 이러한 유출 방식은 겉보기에는 정상적인 사용 패턴과 구별되기 어렵기 때문에 사건 발생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나서야 그 문제가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수사기관이나 기업 보안팀은 유출의 징후가 보일 경우, 즉시 포렌식 기술을 활용하여 관련 증거를 수집하고 분석해야 한다.

디지털포렌식의 수사 절차와 적용 기술

디지털포렌식 수사는 일반적으로 다음의 네 가지 단계로 이루어진다:

식별(Identification), 수집(Preservation), 분석(Analysis), 보고(Reporting)이다.

우선적으로 수사는 어떤 기기나 계정에서 유출이 발생했는지를 식별하는 데서 시작되며, 이 단계에서는 접근 기록, 로그인 로그, 시스템 이벤트 로그 등을 검토하여 수상한 행동을 추적한다. 이후 식별된 장비나 저장매체에 대해 비트 단위로 복제(이미징)를 진행하여 원본 손상을 방지하면서 데이터를 수집하게 된다.

분석 단계에서는 수집된 데이터에서 삭제된 파일의 복원, 인터넷 사용 기록, 이메일 전송 내역, 외부 저장장치 사용 흔적 등을 추출하여 사건의 경과를 재구성한다. 예를 들어, 누가 어떤 시간에 어떤 파일을 열었고 어떤 경로로 전송했는지를 상세히 밝혀내는 것이다. 이러한 분석은 EnCase, FTK, X-Ways Forensics 등의 전문 소프트웨어를 통해 이루어진다. 마지막으로 보고서 작성 단계에서는 분석 결과를 근거로 유출 사실 여부와 경위, 관련자와 증거물을 명확히 정리하여 법적 증거로 제출할 수 있도록 문서화하게 된다.

실제 적용 사례: 내부자 정보유출 사건의 포렌식 분석

한 중견 IT기업에서 기술연구소 직원이 퇴사 직전에 자사 알고리즘 파일을 무단 복사하여 경쟁사에 이직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초기에는 외부로의 유출 정황이 뚜렷하지 않았지만, 퇴사자의 노트북에서 USB 사용 로그와 외장하드 연결 기록이 발견되었다. 디지털포렌식팀은 해당 장치의 복사본을 확보한 후 파일 접근 시간, 삭제 흔적, 최근 사용된 응용프로그램 기록을 분석하였으며 그 결과, 퇴사 하루 전날 특정 암호화된 압축파일이 외장하드로 복사된 정황이 드러났고 그 파일 내부에는 회사 소스코드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처럼 디지털포렌식은 범죄 발생 이후에도 데이터 복구 및 분석을 통해 결정적 증거를 확보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으로 자리 잡았으며, 기업은 이러한 기술을 통해 내부자 범죄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서 사후 조치뿐 아니라 예방 차원의 보안 정책 수립에도 기여할 수 있다.

디지털 포렌식의 한계와 향후 발전 방향

디지털포렌식은 매우 강력한 기술이지만 한계도 존재한다.

가장 큰 문제는 ‘데이터의 무결성 확보’이다. 수집 과정에서 증거물이 손상되거나 조작되면 법적 효력을 인정받기 어려워진다. 또한 암호화 기술의 발전,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의 확산으로 인해 수사기관이 수집할 수 있는 데이터의 범위가 제한되기도 한다. 특히 외부 서버에 저장된 데이터는 개인정보 보호법이나 국가 간 법률문제로 인해 수사 협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반 로그 분석 기술, 블록체인 기반 감사기록 저장 기술 등이 연구되고 있다. 또한, 기업 내부에서도 포렌식 친화적인 로그 저장체계와 감사 정책을 수립함으로써 수사 대응력을 강화하고 있다. 디지털 포렌식이 단순한 수사 도구를 넘어, 정보보호와 내부통제의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흐름이다.

기업 보안을 위한 필수 전략, 디지털포렌식

기업 내부정보 유출은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조직 전체의 신뢰와 직결된 중대한 위협이다.
디지털포렌식은 이와 같은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과학적이고 정밀한 방법 중 하나로서, 단지 범인을 잡는 데 그치지 않고 향후 유사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업은 포렌식 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사전 준비와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내부자의 악의적 행동을 막고 기업의 지적 자산을 지키기 위해서는 단순한 방화벽이나 백신 소프트웨어만으로는 부족하다. 디지털 포렌식은 기업 보안의 최후 보루이자, 기술적 진실을 밝혀내는 결정적 열쇠가 될 수 있다.
나아가 기업은 포렌식 대응 프로세스를 내부 보안 정책과 연동시키고, 정기적인 모의훈련을 통해 실제 위기 상황에서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