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포렌식

로그 포렌식: 시스템 로그를 통한 해킹 탐지

bettytee 2025. 7. 1. 09:11

디지털 범죄가 점점 고도화되면서, 공격자는 흔적을 최대한 남기지 않으려 다양한 기술을 사용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어떤 사이버 공격도 시스템과 네트워크 로그를 완전히 피해가지는 못한다.

로그는 디지털 세계의 감시자처럼 작동하며, 사용자의 모든 접근 기록, 시스템 이벤트, 외부 통신 기록 등을 시간순으로 기록한다. 이 때문에 디지털 포렌식에서 로그 분석은 해킹 탐지와 사건 재구성의 핵심 도구로 활용되며, 수사의 방향을 결정짓는 결정적인 단서가 되기도 한다.

 

시스템 로그 분석을 통한 침입 탐지

로그 포렌식이란 무엇인가?

로그 포렌식은 시스템, 서버, 보안 장비에서 수집된 다양한 로그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 행위나 침해 사고의 증거를 찾아내는 디지털 포렌식의 한 분야다. 로그는 단순한 기록이 아닌, 사건의 흐름을 시간대별로 나열해 주는 타임라인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누가 언제 로그인했는지, 어떤 파일에 접근했는지, 외부 IP와 어떤 통신이 이루어졌는지 등은 모두 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로그 포렌식은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상/비정상 행위의 경계선을 분석하고, 사건이 발생한 시점과 원인을 추적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로그의 종류와 포렌식 분석 대상

로그는 운영체제, 네트워크 장비, 보안 솔루션 등 다양한 위치에서 생성된다. 대표적인 로그 유형은 다음과 같다:

  • 시스템 로그(System Log): 로그인/로그아웃, 계정 생성, 시스템 부팅 등 주요 이벤트 기록
  • 보안 로그(Security Log): 방화벽, IDS/IPS 장비에서 생성되는 접근 차단/탐지 기록
  • 웹 로그(Web Access Log): 웹 서버에 접속한 IP, URL 요청, 브라우저 정보 등
  • 응용 프로그램 로그(Application Log): 특정 앱 또는 데이터베이스의 동작 상태 기록
  • 이메일 로그: 수신/발신 정보, SMTP 기록 등 이메일 관련 추적

포렌식 분석 시에는 이들 로그의 시간, 사용자 정보, IP 주소, 접속 경로, 오류 메시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사건의 흐름을 파악한다. 특히 여러 로그를 교차 분석하면 개별 로그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공격 시나리오를 재구성할 수 있다.

 로그를 통한 해킹 탐지 방법

로그 포렌식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이상 징후를 식별하고 이를 근거로 해킹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패턴은 해킹 공격의 전조일 수 있다:

  • 짧은 시간 내 동일한 사용자 계정으로 여러 번 로그인 시도 (Brute-force 공격)
  • 비업무 시간대에 접속된 관리자 계정 활동
  • 권한 변경 또는 계정 생성 로그 없이 루트 권한 수행
  • 특정 외부 IP와의 잦은 통신 발생

포렌식 전문가는 이런 패턴을 식별하고, 공격자의 침투 시점과 방법을 로그 기반으로 역추적한다. 특히 타임스탬프를 비교해 시스템 파일 변경 시간과 로그 기록 시간 간의 불일치를 찾으면, 로그 조작 여부까지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해커가 로그를 지운 흔적조차 하나의 ‘디지털 증거’로 활용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로그 포렌식의 해킹 탐지 실제 사례 

국내 한 대형 병원에서는 환자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했지만, 당시 로그에는 외부 접속 흔적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하지만 디지털 포렌식팀은 방화벽 로그와 서버의 이벤트 로그를 조합해 분석한 결과, 특정 시간대에 해외 IP가 우회 접속한 흔적과 정상 접속 패턴과 상이한 명령어 실행 흔적을 발견했다. 또한 백엔드 서버에서 비정상적으로 증가한 데이터 트래픽과 함께, 그 시점 직후 대량의 파일 다운로드 기록이 남아 있었다. 이처럼 로그는 직접적인 증거가 아닐 수 있지만, 여러 로그 간의 ‘시계열 관계’와 ‘행위 패턴’을 통해 명확한 침해 사실을 입증할 수 있다.

또 다른 사례로, 중견 제조업체의 서버에 악성코드가 침투한 정황이 있었다. 로그 포렌식을 통해 확인한 결과, 내부 직원 계정이 외부 공격자에게 탈취당했고, 이를 이용해 시스템 백도어가 설치되었으며, 이후 외부 서버와 일정 간격으로 통신한 내역이 웹 서버 로그와 방화벽 로그에 남아 있었다. 이러한 연계 분석은 사내 보안 솔루션이 탐지하지 못한 침입도 밝혀냈다.

 로그 포렌식에 활용되는 도구들

로그 분석은 단순히 텍스트 파일을 여는 수준이 아니라, 대량의 로그를 정제하고 정렬하며 의미 있는 정보를 추출하는 고도화된 기술이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도구가 활용되는데, 대표적인 예시는 다음과 같다:

  • Splunk: 실시간 로그 수집과 시각화에 강점을 가진 SIEM 솔루션
  • ELK Stack (Elasticsearch, Logstash, Kibana): 오픈소스 로그 분석 플랫폼
  • X-Ways Forensics, FTK: 디지털 포렌식 전용 툴로 로그 분석 기능 포함
  • Wireshark: 네트워크 로그 및 패킷 분석 도구
  • Log Parser: Microsoft에서 제공하는 로그 쿼리 도구

이 외에도, Python 기반 로그 분석 스크립트나 Bash 명령어 조합을 통해 자동화된 분석 체계를 구성하기도 한다. 특히 AI 기반 이상 탐지 시스템과 연계하면 사람의 눈으로 놓칠 수 있는 패턴까지 잡아낼 수 있다.

로그 포렌식의 한계와 고려사항

물론 로그 포렌식은 만능은 아니다. 로그가 이미 삭제되었거나 조작된 경우, 분석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특히 해커가 시스템에 침투한 후 흔적을 지우기 위해 로그 삭제 스크립트를 실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땐 ‘로그가 없는 것’ 자체가 증거가 되기도 한다. 또한 시스템 시간이 잘못 설정되어 있다면 타임라인 분석이 왜곡될 수 있으며, 로그 보존 정책이 짧으면 중요한 정보가 이미 사라진 뒤일 수 있다. 따라서 로그 포렌식은 선제적 로그 보존 정책시간 동기화 관리, 정기적인 로그 백업과 같은 사전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로그는 침묵 속에서도 모든 것을 기록하는 ‘디지털 목격자’다.

해커는 시스템을 조작할 수 있어도, 완벽하게 흔적을 지우는 것은 쉽지 않다. 로그 포렌식은 바로 이 점을 이용해, 보이지 않는 공격자의 행적을 복원하고 사건의 흐름을 되짚는 도구다. 로그 분석은 단순 기술을 넘어, 수사의 정밀도를 높이는 수단이며, 예방적 보안 체계 구축에도 필수적인 과정이다.

 

또한 로그 포렌식은 단지 해킹을 ‘탐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법적 증거로써의 기능도 수행한다. 법정에서는 로그 기록이 디지털 증거로서의 타당성을 인정받는 경우가 많으며, 이를 기반으로 범죄자의 활동을 입증할 수 있다. 앞으로의 사이버 보안은 방화벽이나 백신만으로는 부족하며, 로그라는 조용한 기록을 어떻게 읽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대응의 수준이 달라질 것이다. 로그 포렌식은 지금 이 순간에도 보이지 않는 위협을 찾아내는 첨단 수사의 ‘감각기관’으로 진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