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포렌식

기업 보안팀을 위한 디지털포렌식 기본 절차

bettytee 2025. 7. 3. 22:15

오늘날의 사이버 위협은 단순한 기술적 침입을 넘어,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발전하고 있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침해 사고의 흔적은 더욱 정교하게 감춰지고, 공격자는 흔적을 지우는 데 능숙하다. 이러한 복잡한 위협 환경 속에서, 기업 보안팀이 가장 먼저 갖춰야 할 역량 중 하나가 바로 디지털포렌식이다.

디지털포렌식은 단지 사건 이후의 문제 해결을 위한 분석 절차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사고 대응 전략의 중심축이 되며, 재발 방지를 위한 근거를 마련해 주는 데이터 기반의 실천 수단이다. 많은 기업이 침해 사고 발생 시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조차 혼란스러워한다.

서버를 꺼야 할지, 로그를 삭제해야 할지, 또는 사용자를 차단해야 할지조차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하지만 디지털포렌식의 기본 절차를 숙지하고 있다면, 당황하지 않고 필요한 정보를 먼저 확보한 뒤 분석을 통해 빠르고 정확한 대응이 가능해진다.

이 글에서는 기업 보안팀이 실무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디지털포렌식의 핵심 절차 4단계를 소개하고, 이를 어떻게 실전에 적용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기업 보안팀이 알아야 할 디지털 포렌식 기본 프로세스

디지털포렌식의 시작: 증거 보존

사고가 발생했을 때 기업 보안팀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단순한 대응이 아니다. 디지털포렌식에서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증거 보존'이다. 증거가 훼손되거나 사라지면, 그 어떤 분석도 정확한 결과를 도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보안팀이 서둘러 서버를 종료하거나 백업부터 수행하면서 중요한 메모리 정보나 네트워크 세션 로그가 사라지는 일이 빈번하게 나타난다.

디지털포렌식에서는 'Live Response'가 핵심 원칙이다. 시스템이 작동 중일 때 휘발성 데이터를 먼저 수집해야 한다.

예를 들어, 메모리 덤프, 실행 중인 프로세스, 네트워크 연결 상태, 시스템 이벤트 로그 등은 전원이 꺼지는 순간 모두 사라지기 때문에 이 데이터를 우선적으로 수집하고, 그 이후 하드디스크 전체를 디스크 이미지 형태로 복제하는 것이 디지털포렌식의 기본이다.

디스크 이미지는 반드시 ‘Write Blocker’를 사용하여 원본 데이터가 변경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nCase, FTK Imager, Magnet AXIOM 등의 전문 툴을 활용하면 법적 효력을 지닐 수 있는 형식으로 안전하게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 보안팀은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건드리지 말아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갖고 있어야 한다.

디지털포렌식 분석 단계

증거가 확보되었다면 다음은 분석 단계이다.

디지털포렌식 분석은 단순한 파일 열람이 아니라, 데이터 속에 숨어 있는 '의도된 흔적'을 찾아내는 과정이다.

이 분석은 구조화된 절차를 따라야 하며, 침해의 범위, 방법, 시점, 관련 파일, 사용된 계정 등을 모두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가장 먼저 하는 작업은 '타임라인 분석'이다. 수집한 로그, 레지스트리, 이벤트 기록, 브라우저 히스토리, 시스템 변경 기록 등을 시간순으로 정렬하여 공격자의 활동 시나리오를 재구성한다. 이때 Plaso, log2timeline 등의 오픈소스 툴을 사용하면 효과적이며, 타임라인 분석은 공격자가 어떤 경로로 침입했는지, 어떤 시점에 무슨 명령을 실행했는지를 시간적으로 추적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 다음 단계는 의심 파일 분석이다. 파일 해시값을 비교해 악성 여부를 판단하고, 파일 속 메타데이터를 조사하여 생성 시점, 수정 시간, 생성자 계정 등을 파악한다. 경우에 따라 디컴파일 과정을 통해 악성코드의 작동 방식까지 분석하게 된다. 네트워크 포렌식도 병행하여 공격자가 어떤 외부 서버와 통신했는지, 어떤 데이터를 전송했는지를 알아낼 수 있다.

디지털포렌식 보고서 작성

많은 기업이 분석은 잘 수행하지만, 이를 문서화하는 과정에서는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디지털포렌식 보고서는 단순한 정리 문서가 아니라, 법적 효력을 갖는 공식 문서로서 작성되어야 하며, 이 보고서는 향후 법적 소송, 보험 처리, 감사 대응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되기 때문에, 절차와 논리를 갖춘 형태로 정리되어야 한다.

보고서에는 다음과 같은 항목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 증거 수집 일시 및 수단
  • 사용한 도구 및 분석 절차
  • 공격 경로 및 시나리오
  • 영향을 받은 시스템 및 데이터
  • 사용된 계정 및 접근 로그
  • 보안 취약점 및 대응 방안

또한 ‘Chain of Custody’ 문서화를 통해 수집된 증거가 누구의 손을 거쳤으며, 어떤 장비에서 분석되었는지를 기록해야 법적 효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기술 용어는 해석 가능한 용어로 바꿔 설명하고, 가능한 한 도표나 다이어그램을 첨부하여 가독성을 높이는 것이 좋다.

디지털포렌식 기반 보안 강화

디지털포렌식의 진정한 목적은 단지 사건을 분석하는 데 있지 않다. 그것은 향후 유사한 사고의 재발을 막고, 기업 보안 체계를 강화하는 실질적인 개선의 근거가 되어야 한다. 포렌식 분석에서 드러난 약점은 즉시 정책 개선과 기술적 보완으로 이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포렌식 분석 결과 공격자가 외부 이메일 링크를 통해 악성코드를 설치했다면, 단순한 이메일 차단이 아니라 메일 서버 필터링 정책 강화, 의심 메일 자동 격리, 사내 보안 인식 교육 강화까지 포함된 종합 대응책이 필요하다. 또는 내부 직원 계정이 악용된 경우, 접근 로그 모니터링 자동화, 계정 권한 최소화, MFA 도입 등이 뒤따라야 한다.

포렌식 사례를 정기적으로 정리하고 보안팀 내부 교육 자료로 활용하게 된다면, 보안 역량이 전사적으로 강화된다.

디지털포렌식은 기술 담당자의 업무가 아니라, 기업 전체의 보안 수준을 끌어올리는 전략적 수단이어야 한다. 그 가치를 인식하고 조직 전체가 연계 대응 체계를 갖춘다면, 포렌식은 기업 보안의 든든한 기반이 된다.

디지털포렌식, 보안팀의 무기가 되다

디지털포렌식은 단지 보안 사고 이후의 조사 도구가 아니다. 그것은 보안 체계 전반을 개선하고, 기업의 위기 대응 능력을 향상시키는 핵심 전략 도구이다. 특히 보안팀이 사전에 디지털포렌식 절차를 숙지하고, 실전 상황에서 침착하게 적용할 수 있다면, 단순한 위기 대응을 넘어서 조직의 신뢰와 생존을 지킬 수 있다.

앞으로의 기업 보안은 '사고가 나지 않도록 하는 노력'과 더불어, '사고가 나더라도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해질 것이다.

디지털포렌식은 바로 그 회복력의 중심에 있다. 보안팀이 이 기술을 전략적으로 다룰 수 있을 때, 기업은 어떤 위협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디지털 무기를 가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