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무선 인터넷을 몰래 사용하거나, 회사 내 데이터를 외부로 유출했을 때,
단순한 기록만으로는 사실을 밝혀내기 어렵다.
특히 무선 네트워크는 케이블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물리적인 연결 흔적이 없고, 접근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많은 보안 사고가 무선 환경에서 발생해도 실시간 대응이 되지 않는 이유는, 그 흔적이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패킷 포렌식이 꼭 필요하다.
이 기술은 네트워크에서 오가는 데이터를 '패킷' 단위로 수집하고 분석해서, 사건의 흐름을 파악하고 증거를 확보하는 데 활용된다.
특히 공격자가 중간에서 데이터를 가로채거나, 내부자가 의도적으로 민감한 정보를 유출한 경우에는
패킷 분석만이 유일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무선 네트워크 환경에서 패킷 포렌식이 어떤 상황에서 필요하며,
어떤 방식으로 절차를 밟아 분석을 진행하는지를 실무 관점에서 설명한다.
패킷 포렌식이 필요한 무선 네트워크 상황
많은 기업은 업무의 편의성을 위해 무선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무선이라는 특성상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사용자도 접근을 시도할 수 있고,
심지어 인증을 통과하지 못해도 네트워크 주변에서 트래픽을 수집하는 것만으로도 보안 위협이 될 수 있다.
공용 와이파이나 카페의 네트워크처럼 누구나 접속할 수 있는 환경에서는,
중간자 공격(Man-in-the-Middle)이 자주 발생한다.
공격자는 사용자가 접속하는 웹사이트와 그 사이에 자신을 끼워 넣고, 데이터를 가로채거나 조작한다.
이때 접속 기록만 가지고는 어떤 정보가 유출됐는지 파악할 수 없다.
반드시 패킷 수준에서 어떤 데이터가 오고 갔는지를 분석해야 한다.
또 하나의 예는, 회사 내부자가 보안이 허술한 무선망을 통해 기밀문서를 외부 클라우드에 업로드하는 경우다.
이런 행위는 VPN을 우회하거나, 암호화된 파일 이름으로 흔적을 숨기기도 한다.
하지만 트래픽 전체를 분석하면, 업로드 요청과 세션 흐름을 통해 사용자의 행동을 추적할 수 있다.
패킷 포렌식 준비를 위한 기술 조건
패킷 포렌식을 실무에 적용하려면, 단순히 분석 도구만 있어서는 부족하다.
분석자는 무선 트래픽을 정확히 수집할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을 사전에 갖춰야 한다.
먼저 무선 어댑터가 모니터 모드(Monitor Mode)를 지원해야 한다.
그래야 일반적인 통신 패킷이 아닌, 네트워크에 흐르는 모든 패킷을 가로챌 수 있다.
이 기능 없이 와이어샤크(Wireshark)를 실행하면, 일반 사용자의 트래픽만 볼 수 있을 뿐 전체 흐름을 확인할 수 없다.
또한 암호화된 네트워크에서는 수집한 패킷이 복호화되지 않으면 의미 있는 분석이 불가능하다.
이를 위해 분석자는 사전에 WPA2 또는 WPA3 키를 확보해야 하며, 802.1X처럼 인증 기반 네트워크에서는 세션 키나 인증 로그도 함께 수집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분석 환경의 구성이다. 단순히 pcap 파일을 열어보는 수준이 아니라,
프로토콜 별로 정리하고, 시간순 흐름을 재구성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실무자 입장에서는 트래픽이 어떤 순서로, 어떤 방식으로 전송되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핵심이다.
무선 패킷 포렌식의 절차 흐름
실제 분석은 항상 정확한 시점 선정으로 시작된다.
문제 발생 시점이 흐려지면, 이미 트래픽은 사라졌고 증거 확보는 어려워진다.
따라서 실무자는 이상 행동이 의심되는 시간대를 중심으로 캡처 구간을 설정해야 한다.
패킷 수집이 완료되면, 그다음은 원본 보존이다.
원본 pcap 파일은 절대 수정해서는 안 되며, 해시값(MD5 또는 SHA-256)을 생성하여 나중에 동일 파일임을 증명해야 한다.
이 과정이 없으면, 분석 보고서가 증거로 채택되지 않을 수 있다.
분석 단계에서는 트래픽을 프로토콜 단위로 나누고, HTTP, DNS, FTP, SMTP 등으로 분류해 어떤 서비스가 오고 갔는지 확인한다.
예를 들어 DNS 요청이 반복되면서 이상한 도메인으로의 연결이 시도되었다면, 이는 C2 서버와의 통신 흔적일 수 있다.
암호화된 HTTPS 연결조차도, 메타데이터나 서버 응답 시간, 접속 시도 패턴 등을 분석하면 이상 징후를 잡아낼 수 있다.
분석자는 단순한 요청·응답을 보는 것이 아니라, 세션 전체를 복원하고 시간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실무에서 자주 마주치는 문제와 주의사항
패킷 포렌식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무선 네트워크는 실시간으로 패킷이 흘러가고, 기록되지 않은 트래픽은 다시 얻을 수 없다.
실무자가 분석을 의뢰받았을 때는 이미 대부분의 트래픽이 사라진 후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평소에도 캡처 환경을 미리 구축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분석자는 pcap 파일의 무결성을 유지하면서, 그 안에서 필요한 증거를 분리해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파일을 무단으로 수정하거나 로그를 덮어쓰면, 전체 분석이 무효화될 수 있다.
실무에서는 분석과 증거화 작업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며,
매 단계마다 작업 로그를 남기는 습관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어느 회사에서는 사무실 무선 공유기에 외부인이 접속한 사건이 발생했다. 일반적인 로그만으로는 공격자가 누구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
하지만 포렌식 분석을 통해 특정 시간대에 반복적으로 시도된 인증 실패 패킷과,
DNS 질의에서 의심스러운 도메인을 찾았고, 결국 외부 침입을 입증할 수 있었다.
이처럼 패킷 포렌식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숨겨진 통신을 추적하는 유일한 수단이기도 하다.
실무에서는 이 분석 없이는 어떤 침입이나 유출 사건도 명확히 설명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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